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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포레스트 검프와 알란 칼손, 역사를 만든 두 남자

by 멍니스 2025. 3. 6.

목차

    영화 <포레스트 검프><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공통적으로 한 인물이 역사적 사건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두 영화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와 알란 칼손은 실제 역사적 사건 속을 살아가며 유명 인물들을 만나고, 우연한 선택이 큰 결과를 초래하는 삶을 살죠. 하지만 두 인물이 역사를 대하는 태도와 사건에 개입하는 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역사적 순간들을 비교하며, 포레스트 검프와 100세 노인이 어떻게 역사를 경험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amp;lt;포레스트 검프&amp;gt; 포스터 사진영화 &amp;lt;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amp;gt; 포스터 사진

    포레스트 검프: 미국 현대사 중심에서 우연히 역사를 만든 남자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인 포레스트 검프는 20세기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며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1. '엘비스 프레슬리'의 춤 선생이 되다

    포레스트는 어린 시절 다리 교정 보조기구를 착용해야 했습니다. 그는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웠고,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어머니인 미세스 검프는 그에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포레스트의 집에 한 젊은 남성이 하숙객으로 머물게 됩니다. 이 남성은 기타를 들고 다니며 노래를 연습하는데, 포레스트는 그의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그는 다리 보조기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무게중심을 옮기며 상반신을 흔들고, 발을 일정한 리듬에 맞춰 움직였습니다. 이 동작은 독특하면서도 흥겨운 느낌을 자아냈고, 하숙객이던 젊은 남성은 흥미롭게 이를 따라 하게 됩니다. 이 남성은 바로 훗날 '로큰롤의 제왕'이라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였습니다. 포레스트는 단지 자신이 느끼는 대로 몸을 움직였을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로큰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춤사위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다

    포레스트는 대학 미식축구 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뛰어난 운동 신경을 인정받아 올-아메리칸 팀(All-American Team)에 선정됩니다. 이를 계기로 백악관에 초청받아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를 만나게 됩니다.  백악관 행사에서 포레스트와 다른 선수들은 케네디 대통령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기념 촬영을 합니다. 포레스트는 긴장한 기색 없이 평소처럼 순진무구한 태도를 유지하며, 행사장에서 제공된 무료 음료(콜라)를 계속해서 마십니다. 포레스트는 행사장에서 너무 많은 콜라를 마신 나머지, 결국 대통령과의 짧은 대화에서 “콜라를 너무 많이 마셨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해버립니다. 이 장면은 권위적인 공간과 대비되는 포레스트 검프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성격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에서도 그의 행동이 특별한 야망이나 목적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합니다.

     

    3. 베트남 전쟁 참전, 그리고 혼란 속에서 피어난 반전 운동과 히피 문화

    포레스트는 대학 미식축구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친 후, 군에 입대하여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됩니다. 군대에서 그는 ‘버바’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고, 둘은 새우잡이 사업을 하자는 꿈을 함께 나눕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은 그들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놓습니다. 총탄이 빗발치는 정글 속에서 맨몸으로 뛰어다니며 부상당한 동료들을 용감하게 구출해 영웅이 됩니다. 하지만 결국 절친했던 버바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포레스트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맙니다. 버바를 살리지 못한 죄책감과 혼란 속에서 포레스트는 훈장을 받게 되지만, 자신의 행동을 특별한 업적으로 여기지 않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이후 포레스트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반전 시위(1960~70년대 미국을 휩쓴 운동) 행사에서 우연히 소꿉친구 제니를 재회하고, 그녀의 소개로 반전 운동을 주도하는 히피들과 어울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포레스트의 순수함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히피들은 단순히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정치적, 경제적 체제에 대한 저항 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며 미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고, 군대와 전쟁을 국가 권력의 억압적인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그들에게 군인은 전쟁에 가담한 '가해자' 혹은 국가에 의해 '세뇌당한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포레스트 검프는 이들과 전혀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그는 베트남 전쟁에 대해 어떤 정치적 판단도 내리지 않으며, 전쟁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국가가 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라는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이 싸운 이유가 정의로운지, 부당한지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전우들을 지키는 것뿐이었습니다. 

     

    4.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목격하다

    전역 후 포레스트는 우연히 투숙한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미국 제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1913~1994)을 궁지에 몰아넣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날 밤, 그는 창문 밖에서 손전등 불빛이 깜빡거리는 이상한 움직임을 발견하고 이를 호텔 관계자에게 신고합니다. 그러나 그가 본 것은 단순한 전등 고장이 아니라, 바로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핵심 단서가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가 목격한 인물들은 닉슨 대통령 측의 공작원들로,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가 있는 호텔 방에 몰래 침입해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기밀 서류를 훔치려던 중이었습니다.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은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를 받으며 닉슨 대통령의 탄핵 위기를 초래했고, 결국 그는 사임을 발표하게 됩니다.

     

    알란 칼손: 세계사를 유쾌하게 넘나든 남자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주인공인 알란 칼손은 20세기 유럽의 주요 역사적 사건을 직접 경험하며 다양한 지도자들과 엮이게 됩니다. 그는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정권을 돕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폭탄 개발에 기여하며, 스탈린과 술자리를 나누고, 냉전 시대에는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는예상치 못한 사건들에 휘말립니다. 그러나 언제나 특유의 낙천적이고 유쾌한 태도로 모든 위기를 헤쳐 나갑니다.

    알란 칼손이 어떻게 세계사의 중심에서 살아남았는지,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 게시글에서 계속 확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