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숨>은 우리 사회에서 외면하기 쉬운 죽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이를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윤재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장례지도사 유재철을 비롯해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영화는 단순히 죽음을 애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 <숨> 핵심 주제: 죽음을 준비하는 마지막 여행
영화 <숨>은 단순히 죽음을 슬픔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시각에서,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조명합니다.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는 "소풍이나 수학여행, 해외여행도 계획을 세우는데 왜 가장 중요한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이 말은 많은 사람에게 강한 울림을 남기며 죽음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합니다. 유재철 씨는 실제로 자신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이장희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딸에게 미리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죽음을 삶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이고, 장례식을 단순한 애도의 자리가 아닌 고인을 기리며 함께 살아온 시간을 되새기는 자리로 만들고자 하는 그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유재철 씨는 수십 년간 다양한 장례를 경험하면서, 죽음을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깊이 체감했다고 말합니다. 어느 노부인은 자신의 죽음을 대비해 유서와 영정사진을 미리 준비하고, 자녀들에게 자신의 장례식을 소박하게 치러달라는 부탁을 남겼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노부인의 장례식은 가족들이 화합하며 고인의 삶을 함께 기리는 따뜻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사례에서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가족들이 당황하고 갈등을 겪으며 장례식이 혼란스러워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유재철 씨가 장례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죽음이 더 이상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준비할수록 오히려 평온하게 맞이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결국 삶을 더 온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장례문화의 변화
영화 <숨>에서는 유재철 씨가 경험한 장례문화의 변화도 함께 다룹니다. 유 대표가 장례지도사 일을 시작한 1990년대만 해도 화장 문화는 잘 정착되지 않았고, 매장과 화장을 놓고 가족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일이 흔했습니다. 고인이 남긴 유언이 없어 자녀들이 의견 충돌을 일으키거나, 준비가 미흡해 장례식이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유 대표는 당시의 장례문화를 회상하며,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영정사진을 준비하지 못해 주민등록증을 확대해 사용한 사례를 떠올립니다. 비닐 코팅된 신분증을 급히 확대하다 보니 도장이 얼굴을 가리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등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경우가 흔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유 대표는 고인의 존엄을 지키고 유족들이 의미 있는 이별을 할 수 있도록 장례문화 개선을 위한 고민을 이어왔습니다.
유 대표는 장모님의 장례식에서 기존의 장례 방식과는 다른 형식을 도입했습니다. 발인 전날 저녁, 지인들에게 모여 달라고 부탁한 뒤, 3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고인의 삶을 추억하며 시를 낭독하고 대금과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조문객들이 다녀가는 형식적인 장례식을 넘어, 진정으로 고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추억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이후 유 대표가 진행한 장인어른의 장례식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영결식에서 처남은 "어머니가 방금 전 하늘나라에 잘 도착하셨다고 전화가 왔다. 이제 그만 울고 씩씩하게 잘 살아가자"라고 말해 가족과 조문객들에게 미소를 선사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유 대표는 이러한 새로운 형식의 장례식을 통해 "장례는 단순히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이 고인의 삶을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영화 <숨>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유 대표가 했던 다음과 같은 말입니다. "유명했던 사람도, 유명하지 않았던 사람도, 떵떵거리며 위세를 떨치던 사람도,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도 마지막은 결국 좁은 관 속이 내 자리다." 이 대사는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다가온다는 진리를 상기시키며,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유 대표는 자전거나 스키를 잘 타려면 넘어져 보는 연습이 필요하듯, 죽음 역시 자주 생각하고 준비해야 후회 없는 이별을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죽음을 모르고 살면 삶의 절반을 모르는 것"이라는 말을 통해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남은 시간을 더욱 가치 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영화는 유 대표 외에도 죽음과 가까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고인의 존엄을 지키고 유족들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는 장례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들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결론: 죽음을 대비하는 지혜로움
영화 <숨>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유재철 장례지도사가 전하는 진솔한 이야기와 영화가 담아낸 다양한 죽음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자신만의 인생을 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며,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오히려 삶을 더욱 충실하게 만드는 중요한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의미 있게 준비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글은 한겨레 김은형 기자의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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